슈베르트의 송어? 슈베르트의 숭어? <2>

클래식뒷담화

by classictalk 2020. 5. 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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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슈베르트의 가곡 [Die Forelle, 송어 혹은 숭어]의 제목에 대해 파헤쳐 보았습니다.

가사에 등장하는 “맑은 물에서는 잡히지 않아 물을 흐려서 잡았다”는 낚시법이,

흡사 “숭어”를 말하는 듯 하다는 이야기까지 했었죠,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또 다른 한 가지 단서와 현재 우리가 채택한 제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단서는 지난 단서들과는 달리 결정적인 힌트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바로 “영어 표기” 입니다.

슈베르트의 가곡 “Die Forelle”은 영어로 “Trout”으로 번역되어 영어권 국가로 보급되었습니다.

여기서 “Trout”을 우리말로 다시 번역하면 바로 “송어”입니다.

반면 “숭어”는 영어로 “Mullet”이라고 표기하죠.

우리나라의 교과서에서는 불과 얼마 전까지 이 곡의 제목을 “숭어”로 표시하고 있었지만,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이 잘못 번역한 것을 지금까지 수십 년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라는

주장을 받아들여 2007년부터, “송어”라는 제목을 채택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처음 제기 되었을 당시,

몇몇의 예술 대학 교수들은

“음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번역을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사회적인 고립에서 오는 오류이다. 우리나라 음악계, 특히 클래식 분야는 음악을 문화 현상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는 담론이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비판하며 자성을 목소리를 냈죠.

하지만 당시 “송어”라는 제목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송어는 민물고기, 숭어는 바다 물고기”라는 주장과, “영어 번역”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시간에 살펴 보았듯,

두 생선 모두 바다와 민물을 오가는 물고기였죠.

그리고 “영어 번역” 또한 한 차례의 가공 과정을 거쳤다는 점,

원래의 제목과 번역된 제목이 일치하지 않는 곡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을 보았을 때,

저들의 주장은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차라리 이 곡의 배경이 된 오스트리아의 잘츠캄머구트에 있는 할슈타트 호수에

많은 수의 “송어”가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곡의 제목은 “송어”가 되어야 한다는 새로운 주장이 더욱 설득력 있어 보이네요.

…

슈베르트가 보았던 그 물고기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제가 해답을 내리기에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아 보입니다.

아마도 슈베르트의 음악만이 진실을 말하고 있을 듯 하네요..

슈베르트의 [피아노 5중주 A장조, ‘송어(숭어)’ 中 4악장 안단티노, Piano Quintet in A major, “Trout”]를 추천드리며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이 곡을 유난히 좋아한 아마추어 첼리스트 실베스터 파움가르트너의 의뢰로 가곡보다 2년 뒤에 작곡된 작품으로,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의 편성으로 되어 있는 곡이죠.

<탬버린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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