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 행진곡? 젓가락 레퀴엠?
피아니스트가 아니더라도,
피아노에 자신이 없더라도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곡이있죠.
[젓가락 행진곡]입니다.
두 손가락만을 이용하는 간단한 테크닉과 반복되는 단순한 선율을 가진 이 곡,
어린시절 피아노 선생님, 혹은 주변의 언니, 누나 들의 반주로 같이 연주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은 1877년 러시아에서 있었던 [젓가락 행진곡]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
1877년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더 보로딘(Aleksandr Borodin, 1833~87)은
어린 의붓딸 가냐와 함께 피아노를 치며 놀고 있었습니다.
두 검지 손가락만을 사용해서 피아노를 치는 어린 딸의 왼편에서 반주를 해주던 보로딘은,
딸이 연주하는 곡의 ‘무한 반복적’ 패턴에 매력을 느낍니다.
어린 가냐가 두드리던 선율은 당시 전 세계적으로 퍼져있던 ‘커틀릿 폴카(Cutlet Polka)’ 혹은 ‘유명한 썰기 왈츠(The celebrated chop waltz)’ 불리던 선율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젓가락 행진곡으로 알려져 있는 바로 그 선율이죠.
보로딘은 오선지를 꺼내들고 이 선율을 이용해서 세 곡의 소품을 작곡하고,
[폴카], [장송행진곡], [레퀴엠]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
몇일 뒤, 보로딘은 자신이 작곡한 곡을 동료들 앞에서 선보입니다.
단순한 음형의 반복에서 놓여나지 못한다는 조건 속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변주를 펼친다는 시도에 흥미를 느낀
보로딘의 동료 작곡가들은 이 선율을 이용한 작곡에 동참했고,
이렇게 ‘커틀릿 폴카’ 작품집은 1879년에 처음 완성되어 이듬해 ‘주제와 24개 변주 및 15개의 소품’이라는 제목으로 확대되어 출판되게 됩니다.
’세자르 큐이’,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 ‘아나톨리 리아도프’ 등 유명 작곡가들이 함께한 프로젝트였죠,
그리고 나중에 이 소식을 들은 ‘프란츠 리스트’ 또한 전주곡을 작곡해 보로딘에게 보내 이 프로젝트에 동참합니다.
리스트의 악보는 러시아 작곡가 ‘니콜라이 쉬체르바코프’의 소품과 함께 1893년 최종 출판본에 추가 되며,
총 17개의 소품을 포함한 작품집이 탄생합니다.
…
어린딸의 미숙한 연주에서도 영감을 얻은 작곡가 ‘알렉산더 보로딘’의 호기심과 열정,
그리고 그 어린딸의 귀여운 멜로디를 장송곡으로 바꾸어 버린 그의 괴팍함이 만들어낸 즐거운 에피소드였습니다.
오늘은 알렉산더 보로딘이 처음에 작곡한 3곡의 작품 중,
[장송행진곡], [레퀴엠]을 추천드립니다.
어두운 분위기에서 흘러가는 선율이 우리에게 친숙한 [젓가락 행진곡]을 닮아 있어,
더욱 이질감이 드는 두 곡이죠.
<탬버린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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