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라토- 그릇된 시대의 희생양

 

카스트라토

- 그릇된 시대의 희생양

 

사극을 볼 때면 종종 ‘내시(內侍)’나 ‘환관[宦官]’과 같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필요에 의해 남성성을 거세당한 사람들을 뜻하는 단어이죠.

 

그리고 동양 문화권의 궁중에서 접할 수 있을 듯한 이 모습은 16세기에 이르러 이탈리아에서 발견되기 시작합니다.

이 모든 것은 성경의 한 구절에서 시작하죠.

 

‘고린도전서 34절-35절’에는 신성한 교회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을 불경하게 여겼고, 이를 이유로 교회는 여성이 교회에서 노래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그들에게는 말하는 것을 허락함이 없나니 율법에 이른 것 같이 오직 복종할 것이요,

만일 무엇을 배우려거든 집에서 자기 남편에게 물을지니 여자가 교회에서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

-고린도전서 14장 34-35절-

 

교회는 높은 성부를 노래하기 위해 새로운 가수들이 필요했죠.

 

변성기가 지나기 전의 소년 가수를 고용하기도 하고,

현대의 카운터 테너와 같이 여성의 소리를  인위적으로 모방하는 ‘팔셋토(falsetto)’에게 노래를 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소년 가수들은 사춘기가 되면서 소리가 갈라지기 시작했고,

팔셋토는 빈번하게 불유쾌한 소리를 내거나 소프라노 파트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새로운 가수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소년 가수들이 변성기를 겪기전에 그들의 성기를 거세해버리는 것이죠.

 

거세는 어린이들의 성대가 성숙하는 것을 막았고, 소년 가수들은 어린 시절의 목소리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죠.

반면, 소년 가수들의 가슴과 허파는 성장하여 어른의 힘을 지니기 때문에 맑고 힘 있는 소리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수를 ‘카스트라토 (castrato)’라고 불렀고,

그들의 목소리는 인공적인 소리로 여겼던 팔셋토와 달리 자연스럽고 진실한 소리로 여겨졌습니다.

 

이들은 교회는 넘어 큰 인기를 얻었으며, 17-18세기 오페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엄청난 부를 손에 쥐었습니다.

축제에서 노래하는 카스트라토의 출연료가 그 도시 통치자의 일년치 봉급과 맞먹을 정도였다니, 그들의 인기가 상당했음을 짐작케합니다.

 

17세기부터 카스트라토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하는데,

카스트라토의 전성기 때인 18세기에는 이탈리아에서만 1년에 4천여 명의 어린 소년들이 거세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음악적 목적으로 거세를 하는 관습은 점차 비난받기 시작하며, 1740년 경부터 카스트라토의 수가 점차 감소합니다. 그리고 1796년 쟈코뱅 당에 의해 금지되며 카스트라토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

 

17-18세기의 오페라는 카스트라토의 존재로 인해 크게 발전하고 성행합니다.

 

그리고 화려한 오페라의 무대 뒤에는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희생된 어린 아이들의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던 삶을 묵묵히 걸으며,

한 사람의 위대한 예술가를 꿈꾸었던 수 많은 카스트라토를 기억합니다.

 

 

 

 

카스트라토와 관련된 음악, 영상을 추천 드립니다.

 

첫째는 마지막 카스트라토로 알려진 알레산드로 모레스키(Alessandro Moreschi, 1858~1922)가 부른 아베마리아입니다.

 

그는 시스티나 예배당의 성가대 지휘자이며 소프라노 독창자였습니다. 1902년에서 1903년 사이에 교황 레오 13세(1878~1903 재위)의 허가로 시스티나 예배당 성가대의 연주가 녹음되어 음반으로 출시되었죠.

 

카스트라토가 존재하지 않는 오늘날, 우리가 카스트라토의 실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음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카스트라토를 다룬 영화 [파리넬리]의 한 장면을 추천드립니다.

 

이 영화는 존재하지 않는 카스트라토의 목소리를 재현하기 위해 소프라노와 카운터테너의 목소리를 합성했습니다.

 

카운터테너가 가장 낮은 음역을, 소프라노 가장 높은 음역을 담당하여 노래했고

현대음향연구소는 7개월에 걸쳐 3천여회 편집하여 파리넬리의 목소리를 재현했습니다.

 

이로인해 3옥타브 반이나 되는 카스트라토의 음역을 재현할 수 있었죠. 

 

또한 영화 중간에 삽입된 ‘욕조의 피가 서서히 퍼지는 장면’은 카스트라토의 거세를 암시합니다.

 

<탬버린 뮤직>

 

- 소개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V29lmdIFdbM&feature=youtu.be&themeRefresh=1

- 수강신청 : https://tamburinmusic.com/lecture/index

- 카카오톡 문의 : https://pf.kakao.com/_UPqrb

- 이메일 문의 : classictal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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