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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끼치는 평행이론- “동화 속의 왕”과 “수첩 공주”

클래식뒷담화

by classictalk 2020. 5.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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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끼치는 평행이론

- “동화 속의 왕”과 “수첩 공주”

 

 

월트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면 애니메이션의 시작 부분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성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 성은 독일 바이에른주 퓌센 동쪽에 실제로 존재하는 “노이슈반슈타인성(Neuschwanstein)”입니다.

 

당시 독일 남부 바이에른의 왕이었던 ‘루트비히 2세’에 의해 1869년부터 건축된 성이죠.

이 성은 특이하게도, 내부의 벽화들이 모두 [지크프리트], [탄호이저], [로엔그린], [파르치팔] 등,

바그너의 음악극에 나오는 인물들로 꾸며져 있죠.

 

루트비히 2세와 바그너 사이에 어떠한 관계가 있기에, 

성의 내부가 모두 바그너의 작품으로 꾸며졌을까요?

 

루트비히 2세와 바그너의 관계는 1861년 시작됩니다.

 

 

당시 15살이었던 어린 왕자 루트비히는 우연히 바그너의 [탄호이저] 공연을 보게 되는데, 여기서 크게 감동하죠.

공연이 얼마나 좋았던지, 왕자는 공연이 있었던 1861년을 ‘탄호이저의 해’로 선언하기까지 합니다.

 

루트비히는 이때의 감정을 잊지 않았고, 3년 뒤에 왕위에 오르자마자 바그너를 궁으로 불러들입니다.

 

당시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아무런 준비 없이 왕위에 올라야 했던 루트비히는 감정적으로 매우 힘들었죠.

은둔과 사색을 즐기는 내밀한 성품을 지닌 그가 왕실의 야유회, 리셉션, 주의 성체기념일 행사, 축제 등 공식적인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사실은 그를 힘들게 했습니다.

 

어린 왕 루트비히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점점 외부인과의 접촉을 꺼리게 되었고, 현실로부터 도피하여 그가 만들어낸 상상의 세계에 머물기 시작하죠.

 

국민, 그리고 신하들과의 소통은 뒤로한 채, 로코코 스타일의 맞춤 양복을 입은 호위병들에 둘러싸여, 바로크풍의 썰매와 마차를 타고 이동하는 왕의 모습을 본 국민은 그를 향해 ‘동화 속의 왕’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런 루트비히에게 바그너와의 대화는 큰 위로가 되었나 봅니다.

왕이 바그너와 지내는 시간은 점차 늘어갔으며, 왕은 빠르게 바그너에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그에게 마음을 빼앗긴 어린 왕은 궁으로 들어올 당시 경제적으로 지독한 곤궁 속에 빠져 있었던 바그너의 모든 빚을 대신 갚아주었으며,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를 전전하는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그에게 왕족들이 사는 수도 뮌헨의 호화로운 저택을 주어 살게 합니다.

 

바그너는 왕의 후광을 입고 나랏돈으로 사치스런 생활을 즐겼으며, 모두를 오만불손한 태도로 대했죠.

그리고 그는 왕에게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국정에 개입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안 국민은 왕에게 크게 반발했고, 왕위에서 물러날 위기에까지 몰리게 됩니다.

이 사건은 바그너가 궁에서 쫓아내는 것으로 일이 일단락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루트비히는 바그너를 포기할 수 없었고, 편지로 그와의 연락을 이어갑니다.

 

바그너는 마음이 약해진 루트비히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고 왕위를 유지하라 말했고, 왕은 그의 말을 따릅니다.

그리고 바그너에게 연봉과 스위스의 새 별장을 주며 그에 대한 신뢰를 표현했죠.

 

심지어는 전쟁 중에 바그너에게 편지를 보내 이것저것을 상의하기까지 합니다.

 

루트비히의 바이에른은 1866년 ‘오스트리아-프로이센’ 전쟁에서 오스트리아의 동맹국 자격으로 참전하는데,

이 전쟁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던 루트비히는 바그너에게 편지를 보내 이것저것 이야기하며 위로받았죠.

 

또한, 전쟁 후에는 바그너가 시키는 대로 국민 위로를 위한 전국 순방에 나서기도 합니다.

 

 

결국,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과 그의 무능한 통치로 인한 재정 악화로 왕위 위원회는 왕의 폐위를 결정합니다.

 

폐위는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의사 폰 구덴 박사(Dr. von Gudden)는 여러 의사를 모아 왕의 의심스러운 증상을 종합했고, 왕이 정신병을 앓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그리고 위원회는 왕이 통치 능력을 상실했다고 발표하죠.

 

폐위된 군주는 슈타른 베르크 호숫가의 궁으로 송치되었고, 궁은 정신요양소로 개조됩니다.

모든 문의 손잡이는 제거되었고, 문마다 구멍을 뚫어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히 감시했죠.

 

그리고 얼마 뒤, 구덴 박사와 산책하러 나간 루트비히는, 의사와 함께 사망한 채로 발견됩니다.

 

 

두 세기 전, 유럽 작은 나라의 이야기..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요?

무능한 왕과 지혜로운 국민의 대치가, 오늘날 우리와 닮아있기 때문 아닐까요?

 

<탬버린 뮤직>

 

소개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V29lmdIFdbM&feature=youtu.be&themeRefresh=1

수강신청 : https://tamburinmusic.com/lecture/index

카카오톡 문의 : https://pf.kakao.com/_UPqrb

이메일 문의 : classictal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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