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아이콘, 바그너 <1> 빚쟁이 바그너

 

배신의 아이콘, 바그너 

<1> 빚쟁이 바그너

 

서양음악사를 통틀어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1813.05.22 - 1883.02.13)’만큼 상반되는 평가를 받는 작곡가는 없을 듯합니다.

 

그는 시와 음악, 춤과 그림 그리고 건축 등 모든 예술을 결합하는 “종합 예술(Gesamtkunstwerk)”의 개념을 만들어 내며, 동시대에 누구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끼친 작곡가이죠.

 

또한, 음악 작품 만큼이나 많은 글을 쓰기도 했던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의 이름으로 논문을 검색하면 ‘음악 논문’ 만큼이나 많은 ‘독일어 문학’ 관련 논문이 나올 정도죠.

 

한편, 결코 좋게 볼 수 없는, 그의 반유대주의적 성향이나, 개인적 성격 등은 그의 음악적 업적의 빛을 바라게 합니다.

 

이처럼 바그너의 ‘위대한 음악’과 그에 대비되는 ‘비인간적인 모습’이 대비 되며 상반된 평가를 만들어 냅니다.

 

실제로 바그너의 음악을 떼어놓고 그의 인생만을 돌아보면 존경하기 어려운 모습들이 많이 보이죠.

 

특히 “배신”이라는 단어는, 바그너 인생의 어두운 면을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일 듯합니다

자신을 도와주었던 마이어베어를 비판하고 헐뜯는 유명한 이야기를 제외하더라도 몇 가지 이야기가 더 전해지죠.

 

<참고>

히틀러와 바그너 시리즈 1

 

이 이야기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바그너를 도와준 은인과 그를 배신한 바그너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전하기에 앞서 바그너의 ‘경제관념’을 먼저 언급해야 할 듯하네요.

 

바그너의 씀씀이를 본 많은 사람은 그의 경제관념을 비판하고는 했습니다.

바그너 전기를 쓴 뉴먼(Ernest Newman, 1868-1959)는 바그너의 채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하죠.

 

“사회에 발을 내디딘 바그너의 채무 금액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결코 알려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생애]와 그의 편지글, 또 여기저기에 등장하는 채무 총액만 읽어봐도 공포심이 들 정도의 액수임은 분명하다.”

 

실제로 경제관념이 부족했던 바그너는 빚쟁이에게 쫓겨 여러 차례 거처를 옮겨 다녔습니다.

그리고 한 번은 어음이 부도나 잠시 감옥 신세를 지기도 했죠.

 

바그너의 어려운 처지는 당시 바그너가 친구에게 쓴 편지에서 자세히 드러납니다.

 

“(전략) 디딜 발판도, 아래를 받쳐 줄 기반도 없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미친놈처럼 구는 거로도 모자라 매사 분수에 넘치게 돈을 쓰며 살았고, 돈이라는 것에 대한 떳떳한 자격이란 걸 가져 보지 못한 사람처럼 무지와 미숙함으로 일관했네. 아무도, 심지어는 갑부라 할지라도, 나처럼 돈을 흥청망청 뿌리지는 않았을 것이네, 그 결과 나는 지금 모든 게 뒤죽박죽 엉켜 버린 비참한 지경에 처해 있네. (중략) 이제 내게 남은 건 자네밖에 없다네.”

 

- 1835년, 친구 테오도어 아펠(Theodor Apel, 1811-1867)’에게 - 

 

 

…

 

바그너의 경제관념을 짐작게 하는 몇 가지 이야기가 더 전해집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15세의 어린 바그너의 이야기이죠.

 

15세의 바그너는 음악에 매력을 느껴, 유럽 음악 협회의 음악 감독 

‘크리스티안 고틀리브 뮐러(Christian Gottlieb Muller, 1800-1863)’에게 화성악 레슨을 받기로 합니다.

 

하지만 바그너는 레슨비를 염두에 두지 않았고, 외상으로 레슨을 받죠.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많은 빚이 쌓여있었습니다.

 

도박과 관련된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어린 시절의 바그너는 싸움과 음주를 일삼는 골칫거리였습니다.

심지어는 도박에 빠져있었는데, 한 도박판에서는 어머니의 연금을 판돈으로 걸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죠.

 

이처럼 바그너는 부족한 경제관념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때 감사하게도,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어준 후원자가 생기죠.

하지만 바그너는 그에게 실망감을 안길 행동을 저지릅니다.

 

바그너를 도와준 후원자와 바그너의 이야기는 목요일에 이어서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Der Fliegende Holländer]의 서곡을 추천드립니다.

 

바그너가 빚쟁이에 쫓겨 도망 다니자,

그의 친구들이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도망가는 독일인”이라고 바꾸어 부르며 

놀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곡입니다.

 

<탬버린 뮤직>

 

- 소개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V29lmdIFdbM&feature=youtu.be&themeRefresh=1

- 수강신청 : https://tamburinmusic.com/lecture/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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