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에서의 연주를 거부한 피아니스트

클래식뒷담화

by classictalk 2020. 3. 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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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중 앞에서는 연주하지 않겠다!” - 자국에서의 연주를 거부한 피아니스트

-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Arturo Benedetti Michelangeli, 1920.01.05~1995.06.12)

1920년 이탈리아의 오르치누오비에서 한 세대를 풍미할 피아니스트가 태어납니다.

그의 이름은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

그는 6세에 첫 연주회를 하고, 10세에 밀라노의 베르디 음악원에 입학했으며,

11살에 대학생 제자를 두었을뿐만 아니라, 13세에 더이상 배울것이 없다며 학교를 졸업해 버린 천재였습니다.

193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콩쿠르에 참가한 그를 향해 심사위원 가운데 한 명이었던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코르토(Alfred Denis Cortot)는 "새로운 리스트가 탄생했다”고 극찬하기도 했죠.

하지만 그는 대학 졸업 후 의학에 관심을 가지고 6년간 매진하거나. 카레이싱 대회에 참가해 입상하고,

2차 세계 대전에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비행기가 격추되어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지만,

8개월 만에 탈출하여 지하에서 반파시스트 운동을 하는 등, 행보 또한 평범하지 않았던 피아니스트였습니다.

미켈란젤리는 대단한 완벽주의자로도 유명합니다.

병약한 몸으로도 매일 10시간의 연습을 빼먹지 않았고, 연주 때마다 자신의 피아노와 전속 조율사를 대동했다고 합니다.

미켈란젤리는 너무나 완벽함을 추구해서인지 심하게 까탈스러웠습니다.

피아노를 운반까지 했음에도, 완벽한 환경이 준비되지 않으면 연주회를 취소하기 일쑤였고,

지휘자와 이견이 조율되지 않으면 연주를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손이 시리다거나 에어컨이 켜져 있다는 이유로 연주를 거부하거나 청중이 세 번이나 기침했다는 이유로 앙코르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까탈스러운 그의 심기를 크게 긁어 놓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1968년, 미켈란젤리와 계약한 볼로냐의 BDM 음반사가 파산하게 되는데 이탈리아의 법관들은 미켈란젤리에게 9억 리라를 변상하라는 판결을 내립니다.

이로 인해 그는 집과 그의 피아노 두대, 그리고 연주 개런티까지 모두 빼앗기게 되자,

두 번 다시 이탈리아에서 연주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뒤 스위스로 거처를 옮깁니다.

그 후 다시는 이탈리아에서 연주하지 않았으며,

이탈리아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연주에 들어오는 것을 금지합니다.

실제로 1993년 런던에서는 주최측이 80여 장의 표를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팔았다는 이유로 4차례의 연주회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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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까탈스러운 성격은 예술과 그의 삶 사이에 장벽을 만들었지만,

연주를 준비하는 미켈란젤리는 항상 진지했고, 그의 음악은 언제나 완벽했습니다.

1995년,

미켈란젤리의 장례식에서 미켈란젤리의 제자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는 다음과 같이 말을 합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 중에서 한 사람이 죽었습니다. 나의 슬픔은 극심합니다. 그의 예술에 대한 기억은 절대적인 방법으로 예술적인 이상에 헌신한 한 인간의 전형에 대한 기억과 함께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새겨질 것입니다".

폴리니의 말처럼 우리의 가슴속에 영원히 위대한 피아니스트로 기억될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의 음악을 감상해 보시죠.

<탬버린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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