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죽음 <1> 자살인가? 전염병인가?
-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Piotr Ilyitch Tchaikovsky, 1840 ~ 1893)
1893년 11월 6일(그레고리력 기준) 오전 3시에 러시아의 큰 별이 생을 마감합니다.
러시아 음악계 최고의 보물이었던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Piotr Ilyitch Tchaikovsky, 1840 ~ 1893)’의 죽음은 세계 곳곳의 음악가들과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 그리고 러시아의 국민들에게 큰 슬픔을 안겨 주었죠.
슬픔에 잠긴 러시아의 황제는 장례비를 직접 지불하겠다고 나섰으며,
그를 추도하기 위해 백장미 화환을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황실 극장의 이사회의 준비로 치뤄진 차이코프스키의 장례식에는
추도객 6천 명이 참석하고 6만 명의 인파가 거리를 메워 보석과 같은 작곡가를 잃은 슬픔을 표출했죠.
하지만
그의 죽음에 집중된 엄청난 관심과 슬픔이 무색하게도
차이코프스키의 죽음은 아직도 베일에 쌓여 있습니다.
그리고 대 작곡가의 죽음이 베일에 쌓여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죠.
그렇게 작곡가의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전해지게 됩니다.
수 많은 가설이 만들어 지고 논쟁하기 전에 떠돌던 이야기에 따르면,
차이코프스키는 식당에서 끓이지 않은 물을 마신 뒤 콜레라에 걸려 죽었다고 전해집니다.
차이코프스키의 동생 ‘모데스트 차이코프스키’의 증언에 따르면, 차이코프스키의 어머니 또한 콜레라로 인해 사망했는데, 이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차이코프스키가 여러 중병 중에서 콜레라를 제일 덜 두려워 하고 조심성 없게 행동했다고 말했죠.
실제로 그가 죽음을 맞을 무렵의 왕진 의사들인 ‘레프 베르테손’과 ‘바실리 베르테손’ 형제는 차이코프스키의 사망원인을 콜레라로 지목했죠.
하지만 몇몇 학자들은 차이코프스키의 장례식에 참여한 추도객이 6천명에 달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만약 그가 전염병인 콜레라로 사망했다면 장례식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참석하지 못했을 테니,
그의 사인이 콜레라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죠.
여기서 그의 죽음을 둘러싼 또 다른 가설이 등장합니다.
바로 그가 ‘자살’했다는 것이죠.
차이코프스키는 생전 지인과의 대화나 편지를 통해 생을 마감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곤 했는데,
이를 근거로 그가 자살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가설이 생겨난 것이죠.
또한 그의 교향곡 6번 ‘비창’의 초연 9일 후에 그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모차르트처럼 그도 자신의 장송곡을 작곡한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죠.
그의 6번 교향곡의 1악장에는 러시아 정교에서 죽은 자를 위한 미사곡이,
피날레는 마치 불빛이 사위어가는 것 같은 아다지오 라멘토소를 썻기 때문에
그러한 루머가 설득력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왜 하필 권력과 인기가 절정일 때 자살을 했나? 하는 물음과,
자살 전, 교향곡 6번을 마친 것에 대해 기뻐하고 자랑스러워 하며 전반적으로 쾌활한 모습을 보였다는 증언들은
그의 자살에 의문을 품게 합니다.
또한, 차이코프스키가 이야기했다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와 편지들은
자살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에 유행했던 낭만주의 어법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죠.
…
자살과, 전염병..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는 또 하나의 가설을 만들어냅니다.
차이코프스키의 죽을을 둘러싼 세 번째 가설은 이번주 목요일 <알고듣는 클래식>코너에서 이어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추천드릴 곡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1악장의 제2주제 부분]입니다.
이 곡은 러시아 정교에서 사용되는 죽은 자를 위한 미사곡이죠.
이 곡을 초연하고 9일 후에 그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며,
차이코프스키가 자신의 장송곡을 작곡한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죠.
<탬버린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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