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또 하나의 애국가 - 역사의 아이러니
<우리나라 서양음악 기획 1>
1897년, 대한제국이 건국합니다.
새로 태어나 국력이 약했던 대한제국 황제는 권위를 높이고 군대의 사기를 북돋기 위한 상징이 필요했고,
이에 대한제국은 1900년 양악대를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양악대의 훈련을 위해 독일의 음악가인 ‘프란츠 에케르트’를 영입합니다.
양악대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자 고종황제는 애국가를 만들라 명하고,
[충성심을 돋구고 애국심을 진작함에 있어 국가보다 좋은것이 없으니 마땅히 국가를 만들어야 하겠다.
문임文任에게 글(가사)을 지어 바치게 하라 (*문임文任: 홍문관과 예문과의 제학)
-조선왕조실록 1902년(고종39년) 1월27일-]
양악대장 에케르트에게 대한제국 애국가의 작곡을 맡깁니다.
그렇게 대한제국 애국가는 3개월만에 만들어 지고, 광복절 46년전인 1902년 8월 15일 정식으로 제정, 공포됩니다.
[“상제(上帝)난 우리 황제(皇帝)를 도으소셔
성수무강(聖壽無疆)하샤 해옥주(海屋籌)를 산(山)갓치 삿으소셔
위권(威權)이 환영(瀛廣)에 떨치사
오천만세(於千萬歲)에 복록(福祿)이 일신(日新)케 하소서
상제(上帝)는 우리 황제(皇帝)를 도우소셔”]
그러나, 1910년 8월 29일 대한제국은 “경술국치”로 나라의 주권을 잃게 되면서,
일제는 여러 매체를 통해 애국가 부르는 것을 금지합니다.
그리고 일본의 국가인 기미가요를 부르라고 강요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한제국 애국가는 만들어진지 채 10년이 되지 않아 금지곡이 된 것 입니다.
[전라남도 관찰사 신응희(申應熙)
각 군(郡)에 훈령하여 각 학교에 기부금과 애국가 부르는 것을 엄금하라.
-대한제국신문 1909년 7월 8일 2면-]
그런데 조선의 국민들에게 부르라고 강요한 이 기미가요는
대한제국의 애국가가 만들어지기 22년 전인 1880년 당시 일본 해군의 군악대장이었던
‘프란츠 에케르트’가 작곡한 곡이었습니다.
대한제국 애국가를 작곡한 사람과 동일인물이죠.
대한제국 애국가를 금지하고 강요된 국가가 같은 작곡가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참 아이러니 합니다.
<탬버린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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