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영화 <검은 사제들>이 5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기존의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재가 많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 모양입니다.
저 또한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몰입해서 영화를 즐겼는데요,
영화 <검은 사제들>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영화에 사용된 음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저에게는 구마의식에 쓰이는 바흐의 음악이 굉장히 반갑게 들렸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어두운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클래식 음악이 스크린에서 흘러나올 때 많은 사람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왜 영화에서는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듯한 바흐의 음악을 사용했을까요?
왜 악마는 바흐와 그의 음악을 싫어할까요?
바흐는 신앙심이 매우 깊었습니다.
바흐가 실제로 소유했던 문헌 중, 현존하는 유일한 문헌인 <칼로프 성경>에는 25개의 친필 주석, 그리고 200여 개가 넘는 밑줄 표기 등을 바흐가 직접 필기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필기는 그의 신앙심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영화에서 바흐의 음악은 가톨릭 사제들이 구마의식에서 사용하는데,
사실 바흐는 가톨릭보다는 루터교의 독실한 신자였습니다.
하지만 바흐는 가톨릭 음악 작곡의 대가인 팔레스트리나의 영향을 받았고, 그의 음악 곳곳에서 가톨릭 성가인 그레고리오 성가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톨릭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바흐는 칸타타를 하나의 설교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루터교의 신학적 교리 안에서 칸타타의 가사를 작곡하였으며,
복음서의 내용을 성경적으로 해석하여 신도들의 삶을 인도하려고 하였습니다.
바흐는 작곡할 때도 그의 신앙심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중, 칸타타는 바흐의 신앙심을 표현하는 최고의 수단이었습니다.
여기서 칸타타란, 몇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바로크 시대의 성악 장르를 의미합니다.
악기로 연주한다는 소나타와 대비를 이루는 장르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구마의식에 사용된 곡 또한, 바흐의 140번 칸타타로,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그의 마음을 표현하듯
바흐 칸타타 악보의 시작에는 Jesu Juva(예수여, 도움을 주소서)를 뜻하는 J.J.
악보의 끝에는 Soli Deo Gloria(오직 하나님께 영광 있으라)를 의미하는 S. D. G.라는
필기를 자주 적어 놓았습니다.
음악을 통해 신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려고 노력한 바흐
그리고 그의 노력이 음악 전체에 숨어있는 이 곡을 악마가 좋아할 리 없겠지요.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구마의식에 바흐의 칸타타가 사용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바흐가 음악을 통해 신앙심을 표현한 방법은 다양하고 창의적입니다.
성경적 의미가 포함된 숫자를 이용하여 작곡하기도 하고,
악보를 시각적으로 이용해서 성경적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바흐가 사용한 다양한 작곡 기법들은 다음 주에 다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탬버린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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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 바흐 초상화
2. 검은 사제들 영화 포스터
3. 칼로프 성경, 바흐 주석
4. 바흐가 출석한 게오르그(Georgenkirche) 교회의 바흐 동상
5. 바흐 칸타타 140번 악보 첫 페이지
6. 악보 첫 부분 Jesu Juva 필기
7. 악보 끝부분 Soli Deo Gloria 필기
8. 검은 사제들 영화 포스터
9. 바흐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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