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찬바람이 불면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찬 바람은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생명은 하나둘 낙엽을 떨구거나, 기나긴 잠을 준비합니다. 

다시 움틀 날을 기약하며 저마다의 방법으로 잠시 움츠러드는 것이겠죠. 

 

연주자의 삶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무대 위에서 피어오를 그 순간을 위해 차디찬 겨울바람을 견디어 내야 하며,

하나의 곡을 완성하기 위해 수많은 연습곡을 거쳐 가야 하기 때문이죠.

 

연습곡은 테크닉과 음악성의 발전에 필수적이지만, 그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19세기 피아노가 대량생산되며 귀족 계층을 넘어 부르주와 계층에까지 보급되었고, 

이에 뛰어난 테크닉을 가진 독주자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의해 필연적으로 생겨난 곡들이 바로 [연습곡, Etude]이죠. 

 

 

당시 모셸리스 ,훔멜, 헨젤트, 클레멘티와 같은 많은 작곡가가 연습곡 작곡에 뛰어들었지만, 그 대미는 쇼팽이 장식합니다. 

 

테크닉의 특별한 측면에 초점을 맞춘 다른 곡들과는 달리 쇼팽의 연습곡들은 기교적 도전을 제시면서도 하나하나가 한 편의 시와 같은 예술성을 가지기 때문이죠. 

그의 곡을 들으면 한 편의 시를 감상한 듯한 감정이 드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쇼팽은 연습곡을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냈고, 

이 곡을 통해 우리는 지금도 살아있는 ‘피아노의 시인’을 만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쇼팽의 연습곡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쇼팽의 [연습곡 Op. 25, 11번]은 '겨울바람(The Winter Wind)’을 올려드립니다.

오른손의 반음계적 화성과 빠른 아르페지오 진행이 매서운 겨울 바람 소리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이와같은 별명이 붙었죠.

 

우크라이나의 피아니스트 ‘안나 페도로바(Anna Fedorova)’의 연주로 감상해보시죠.

 

 

<오늘 올려드리는 글은 잡지 ‘EVO 코리아’ 11월 호에 연재되었습니다.>

 

 

Anna Fedorova - Chopin Etude Op. 25 No. 11

https://www.youtube.com/watch?v=Bj5Mp31nZlA

 

 

<탬버린 뮤직>

 

- 소개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V29lmdIFdbM&feature=youtu.be&themeRefresh=1

- 수강신청 : https://tamburinmusic.com/lecture/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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